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아이고 내 새끼… 어째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니"

    추석 연휴 첫날인 10월 6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워야 할 명절, 하지만 이곳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영원히 잃은 유가족들의 오열이 공항을 가득 메웠습니다.

    두 번째 명절, 여전히 아픈 상처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부터 282일이 흘렀습니다. 태국 방콕에서 무안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동체 착륙 후 공항 시설물과 충돌하며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였습니다.

    참사 이후 두 번째 명절을 맞은 유가족 1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공항 1층 희생자 분향소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마련한 이 자리는, 명절에 만나야 할 가족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유가족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묵념과 함께 터져 나온 해묵은 슬픔

    17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으로 합동 차례가 시작되자, 참석한 유가족들은 일제히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가슴 곳곳에 응어리진 슬픔은 시간이 흘러도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명절이라는 특별한 날에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백 송이 국화에 파묻힌 영정사진과 위패 앞에서 유가족들은 또 한 번 무너졌습니다. 사진 속 환한 미소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픔을 달래고, 분향소 앞에 주저앉기를 반복하며 서로의 비통함을 나눴습니다.

    공항 안을 가득 메운 것은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와 유가족들의 오열이었습니다. 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공항 곳곳을 울렸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유가족들이 올 곳은 공항밖에 없다"

    김유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지난해 추석을 회상했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지난해 추석이 문득 떠오릅니다. 정답게 둘러앉아 웃고 떠들던 그 순간이 눈앞에 선합니다."

    그는 눈물을 훔치며 이어 말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유가족들이 올 곳은 공항밖에 없습니다. 합동 차례가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가 돼 그리움과 사랑, 진실을 밝히겠다는 다짐이 하늘에 닿기를 바랍니다."

    로컬라이저 앞에서 켠 추모의 유등

    합동 차례를 마친 유가족들은 참사의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활주로 안 로컬라이저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LED 유등을 켜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등 하나하나에는 유가족들의 그리움과 진실 규명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1주기, 여전히 묻지 못한 사랑하는 사람들

    1주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속에 묻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아픔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추석, 무안국제공항에서 울려 퍼진 유가족들의 오열은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아픔이자,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할 책임을 일깨워줍니다.

    179명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기억하고 함께 아파해야 할 것입니다.


    태그: #제주항공참사 #무안공항참사 #1229참사 #유가족 #추석추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사고 #추모 #합동차례 #로컬라이저 #진실규명 #안전 #희생자추모 #명절

    반응형